[데일리NGO뉴스]
본지에서는 단국대 전 부총장. 대학원장을 역임하고 2천회 넘게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인사혁신처,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안전부, 부패방지위원회 등 전국 공기관을 두루 다니며 청렴 강의를 하고있는 김상홍 단국대 명예교수님의 조선 후기 문신이자 유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 [목민심서]를 시조(時調)로 풀고있는 내용 전문을 연재키로 하여 그 첫 글 부터 게재 한다. [편집자 주]
《시조(時調)로 읽는 목민심서(牧民心書)》(1) 2024.8.2
김 상 홍(金相洪)
백성은 땅으로써 농토를 삼건마는(民以土爲田)
관리는 백성으로 전답을 삼는구나(吏以民爲田)
다산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 실려 있는 글이다
이 글을 읽고서도 가슴이 안 떨리면
어떻게 사람이라 할 수가 있겠는가
부패한 조선후기를 압축해 논 글이다
살려야 할 사람이 죽음에 이르렀고(或生而致死之)
죽여야 할 사람이 사는데 이르렀다(亦死而致生之)
다산의 흠흠신서(欽欽新書)에 들어 있는 글이다
이 글을 읽고서도 눈물을 안 흘리면
가슴에 정의감이 사라진 인간이다
무너진 법치주의를 세우려는 글이다
머리털 한 올까지 모두가 병이 들어(一毛一髮, 無非病)
고치지 않는다면 나라는 망하리라(今不改, 必亡國)
다산의 경세유표(經世遺表)에 담겨 있는 글이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정신이 바짝 들면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거다
부패한 조선왕조를 살리려는 글이다
유배의 아픔보다 나라를 걱정하고
조선을 개혁하여 새롭게 만들려는(新我之舊邦)
불후의 일표이서(一表二書)는 일월처럼 빛난다
다산은 유형지서 풍비(風痹)가 낫지 않아
어느 날 죽게 될지 알 수가 없었지만
가슴에 우국지성(憂國之誠)이 활활타고 있었다
살아서 고향으로 가거나 못 가는 건
자신의 기쁜 일과 슬픈 일 뿐이지만
백성들 죽게 된 것을 외면할 수 없었다
다산이 초당(草堂)에서 산 지가 십 년인데
춘궁기 보릿고개 백성들 힘겨울 때
관청서 곡식을 받고 오는 것을 못 봤다
세상에 곡식 한 톨 받은 적 없는 데도
겨울에 가가호호 육칠 섬 지고 가서
관창(官倉)에 바치는 것을 목격하고 놀랐다
수령은 백성들을 여섯 개 방법으로
아전은 열두 개의 수법 써 수탈하니
힘없는 민초들 삶은 생지옥과 같았다
수령은 번질(反作) 가분(加分) 허류(許留)와 입본(立本) 증고(增估)
가집(加執)의 수법으로 백성을 착취하여
뱃속을 고량진미로 채우느라 바빴다
아전은 번질(反作) 입본(立本) 가집(加執)과 암류(暗留) 반백(半白)
분섬(分石)과 집신(執新) 탄정(呑停) 세전(稅轉)과 요합(徭合) 사혼(私混)
채륵(債勒)의 방법을 쓰니 흡혈귀와 같았다
분섬(分石)은 한 섬애 쭉정이 잔뜩 섞어
서너 섬 만들어서 숫자를 채운 후에
알곡을 쭉정이만큼 착취하는 것이다
수탈의 방법들이 갈수록 진화하여
아기를 장정(壯丁)으로 조작해 과세(課稅)하니
백성들 황구첨정(黃口簽丁)에 목을 놓아 울었다
태중(胎中)의 아기들과 딸들이 아들 되고
절구(杵臼)와 강아지룰 군안(軍案)애 올렸으니
부패한 조선왕조는 망할 날만 남았다
아기가 출생한 지 사흘이 안 됐는대
병적(兵籍)에 올리져도 원망을 못했다고
다산은 목심심서의 첨정(簽丁)에서 밝혔다
악독한 탐관오리 착취에 귀재라서
사망한 사람에게 세금을 부과하니
백성들 백골징포(白骨徵布)로 피눈물을 흘렸다
부친의 사망신고 하려면 물고채(物故債)와
부표채(付標債) 사정채(査正債)와 도안채(都案債) 네 개 세금
힘겨워 백골징포를 좋아했고 원했다
노전(蘆田)의 한 백성은 아기는 황구첨정
사망한 아버지는 기막힌 백골징포
당하니 삼대(三代)의 세금 납부할 수 없었다
이정(里正)이 외양간의 황소를 끌고 가니
백성은 칼을 갈아 방으로 들어가서
남근(男根)을 잘라버리는 처참한 일 있었다
소 뺏은 탐관오리 원망은 하지 않고
부친이 나를 낳고 내가 또 애를 낳은
남근에 죄가 있다는 자학 행위 아프다
아내가 피가 뚝뚝 흘리는 남근 들고
관청에 호소하니 포졸이 막아섰다
참극이 계해(1803)년 가을 강진에서 있었다
아들 딸 낳는 일은 하늘이 준 것인데
말 돼지 거세함도 오히려 슬프거늘
스스로 남근 자랐단 말은 듣지 못했다
권세가 일년내내 풍악을 울리면서
쌀 한 톨 포목 한 치 세금을 내지 않네
다같은 백성이건만 잘들 살고 못 사나
다산이 참극 듣고 시로 쓴 애절양(哀絶陽)은
가혹한 황구첨정 혹독한 백골징포
실상을 폭로하면서 백성들을 품었다
두보의 우국시를 시사(詩史)라 부르듯이
다산의 우국애민 시들도 시로 쓴 역사이다
불후의 목밈심서에 애절양을 실었다
죄인은 목민관을 할 수가 없는지라
다산이 수령들의 교과서 집필하니
천하의 목민심서가 유형지서 나왔다
다산은 목민관이 선하고 악함 따라
백성들 삶의 질이 차이가 나는 만큼
이들을 교화하려고 목밈심서 썼노라
만일에 목민관(牧)이 된다면 백성(民)에게
이렇게 하겠다는 마음(心)에 있는 것을
썼기(書)에 목민심서(牧民心書)라 이름 붙인 것이다
우국과 애민으로 점철된 목민심서
귀양을 살은 지가 삽팔 년 되던 봄에
유형지 다산초당서 집필 완료 하였다
다산은 목민관의 비리를 고발했다
세상에 수령들은 이익에 급급하고
어떻게 백성을 위해 일을 할지 모르니
백성들 곤궁하고 피폐해 떠돌다가
굶어서 죽은 시체 구렁에 가득해도
제 배만 살을 찌우니 통탄하며 울었다
천하의 목민심서 편제를 살펴보자
열두 개 강목(綱目)에다 조목(條目)이 일흔두 개
세목(細目)이 육백쉰둘로 상세하게 되었다
강목은 부임(赴任) 율기(律己) 봉공(奉公)과 애민(愛民) 이전(吏典)
호전(戶典)과 예전(禮典 병전(兵典) 형전(刑典)과 공전(工典) 진황(賑荒)
해관(解官)의 순서로 되어 실천하가 편하다
강목 중 부임 율기 해관은 수신윤리(修身倫理)
나머지 아홉 개는 모두가 치인윤리(治人倫理)
완벽한 목민관들의 교과서인 것이다
열두 개 강목마다 여섯 개 조목 있어
조목이 일흔두 개 세목이 육백쉰둘
구성이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저서다
벼슬의 부임부터 끝나는 해임까지
서술한 교과서라 이대로 실천하면
훌륭한 목민관 되어 칭송받게 된다네
고려의 목민관은 전야벽(田野闢) 호구증(戶口增)과
부역균(賦役均) 사송간(詞訟簡)과 도적식(盜賊息) 다섯 개를
백성에 널리 배풀고 실천토록 하였다
조선의 목민관은 농상성(農桑盛) 호구증(戶口增)과
학교흥(學校興) 군정수(軍政修)와 부역균(賦役均) 사송간(詞訟簡)과
간활식(奸猾息) 일곱 개 항을 실천토록 하였다
고려의 다섯 항과 조선의 칠 개 항을
다산은 소략하고 부족한 것이라며
수신과 치인윤리를 육백쉰둘 밝혔다
다산의 목민심서 두 자로 요약하면
공정과 청렴함을 합해 논 공렴(公廉)이다
공렴은 나라도 살고 나도 살 수 있노라
성품이 고결하고 처신이 청렴하며
불의에 강직하면 공렴한 사람이다
공렴이 죽은 나라에 무슨 희망 있겠나
<다음에 이어서 연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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