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GO뉴스 / 연재 (7) / 김상홍 시조 목민심서 ]
―다산의 공렴(公廉)사상은 책속에만 있는가―
《시조(時調)로 읽는 목민심서(牧民心書)》 (7) 2024.8.24..
<제7장 호전(戶典)>
다산은 목민관의 전범(典範)인 인물이다
황해도 곡산부사(谷山府使) 이년간 재임하며
훌륭한 행정을 하여 십대(十大) 치적 남겼다
포척(布尺)을 바로잡아 협잡을 방지하고
물가를 안정시켜 고통을 제거했고
송아지 기르게 하여 농가소득 높였다
창곡(倉穀)의 문제점을 일시에 개선하고
호적과 경계(經界) 첨정(簽丁) 사무를 정리했고
세금인 호포(戶布) 남용을 바로 잡아 놓았다
의서(醫書)인 마과회통(麻科會通) 저술해 홍역(紅疫) 잡고
청나라 사신 영접 엄무를 수행하고
황해도 목민관들의 선과 악을 살폈다
도내(道內)의 의심스런 옥사(獄事)를 심리했다
십대(十大)의 치적들은 후일에 목민심서
그리고 흠흠신서(欽欽新書)의 주춧돌이 되었다
호전(戶典)엔 토지문제 세법과 환곡(還穀) 문제
호적과 부역(賦役)문제 권농(勸農)이 포함됐다
오늘날 재무행정을 자세하게 논했다
호전은 경제 비리 과감히 척결하여
백성들 삶의 수준 높이는 행정이다
경제가 붕괴된다면 백성들이 살겠나
다산은 목민관의 쉰네 개 직무중에
전정(田政, 토지행정)이 어렵다고 실토를 하였노라
잘못된 양전법(量田法, 논밭 측량법)들이 원인이라 하였다
제나라 성자고(成子高)가 이렇게 유언했다
죽어서 남들에게 해롭게 할 수 없다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을 택해 묻거라
사람들 너도나도 풍수(風水)에 현혹되어
평지에 묘를 써서 농지가 축소되니
사대부 묘역이라도 허락하지 않는다
논밭을 측량할 때 두 가지 원칙 있다
절대로 백성에게 해롭지 않게 하고
나라에 손해 안 나게 공평하게 하거라
다산은 자진해서 재산을 공개했다
수전(논)이 칠십 두락 한전(밭)이 이십일경(二十日耕)
합하여 일결(一結)이지만 박토(薄土)라고 하였네
다산은 십일 년간 벼슬을 하였으나
소유한 토지들이 간신히 일결(一結)이다
공렴(公廉)을 실천했기에 꺼릴 것이 없었네
묵정밭 개간하는 일들은 힘이 드니
백성에 의지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
경작을 권장하면서 힘을 보태 주거라
다산은 유배지서 눈으로 직접 봤다
아전이 재해 당한 전답(災結)을 훔치는데
십결(十結)서 육십결까지 훔친 자도 있었다
납기일 지났다고 아전을 내보내서
독촉을 하는 것은 양들의 우리 속에
호랑이 보낸 것이니 절대 해선 안 된다
농부가 구분의 일 나라에 세금 내고(九一之稅)
너머지 곡식 팔을 먹도록(食其餘八) 해야 한다
다시 더 징수하는 일 있어서는 안 된다
환곡(還穀)은 보릿고개 구제를 하는 건데
너무나 부패하여 백성들 죽어나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급박한 일 되었다
처음에 환곡제도 만들 때 깊은 뜻은
반절은 백성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고
반절은 나라를 위해 쓰기 위한 거였다
지금은 폐단 위에 폐단이 생겨나고
문란이 거듭되어 백성들 죽어나고
나라에 쓰이는 돈은 십분의 일 뿐이다
아문(衙門)서 열 개 중에 두 개를 가져가고
아전들 열 중에서 일곱을 가져가니
백성도 나라까지도 존재할 수 있겠나
백성이 춘궁기에 쌀 한 톨 못 봤는데
바치는 쌀과 조가 천만(千萬)이 되는구나
이것은 늑탈(勒奪)이로다 세금이라 하겠나
수령은 농간(弄奸)질해 이익을 훔친다네
번질(反作)과 가분(加分) 허류(許留) 입본(立本)과 증고(增估) 가집(加執)
여섯 개 방법을 써서 귀신처럼 해먹네
허류(許留)란 장부에는 곡식이 있는데도
창고는 텅 비어서 한 섬도 없는 거다
열 중에 일곱 여덟이 모자람이 있노라
윗물이 흐렸는데 아랫물 맑겠는가
아전들 농간질이 열두 개 방법 있어
귀신이 곡할 정도라 살필 수가 없도다
아전은 번질(反作) 입본(立本) 가집(加執)과 암류(暗留) 반백(半白)
분섬(分石)과 집신(執新) 탄정(呑停) 세전(稅轉)과 요합(徭合) 사혼(私混)
채륵(債勒)의 열두 가지로 농간질을 한다네
반백(半白)은 천하에서 억울한 것이로다
아전은 까닭 없이 한 섬을 훔쳐 먹고
백성은 곡식 한 섬을 물어내는 것이다
세전(稅轉)은 환곡(還穀)들을 세미(稅米)로 바꾸거나
세미를 환곡으로 바꾸는 수법이다
아전들 착취 수법은 흡혈귀와 같았다
다산은 초당(草堂)에서 십년간 관찰했다
곡식을 받아지고 오는 것 못 봤는데
겨울에 오륙칠 섬을 관창(官倉)에다 바쳤다
받은 적 없다면은 돌려줄 것이 없고
베푼 것 없으면은 갚는 것 없는 거다
어이해 환곡이라고 부르는지 우습다
목민을 하는 길(道)은 고를 균(均) 한 자이다
혜택을 균등하게 나누지 못한다면
차라리 고통을 고루 받게 해야 옳도다
나이를 속이는 자 가짜인 유생(儒生)들과
관작(官爵)을 사칭하고 홀아비 행세하고
과거에 합격했다고 속이는 자 벌하라
유생(儒生)이 아닌데도 행세를 하는 자들
적리(籍吏)에 뇌물 주고 모칭(冒稱)을 하는구나
단속을 하지 않으면 아전들만 살찐다
다산이 곡산부사 마치고 돌아올 때
백성이 “다른 일은 모두가 좋았는데
가짜인 선비 적발은 가혹했다” 말했다
부역(賦役)의 공평함은 중요한 임무이다
고르지 못한 세금 징수는 안 되나니
저울의 한 눈금까지 공평하게 하여라
고을의 만 집 중에 구천 집 도피하고
홀아비 과부 병자 장애자 부역하네
부역이 불공평한 것 그냥 둘 수 없노라
교묘한 명목으로 수령의 주머니를
채우는 부정한 것 모두 다 삭제해서
백성들 세금 부담을 줄이도록 하거라
벼슬을 안 할 때는 말 한 필 종 하나로
호수와 산을 넘어 유람을 하더니만
지금은 외출할 때에 말 세 필이 나선다
권농(勸農)의 좋은 방법 세금을 덜어주고
부역을 감해주어 뿌리를 배양해야
토지가 개간이 되고 넓혀지게 되노라
권농은 곡식 심고 가꾸는 것 이외에
조림(造林)과 목축들과 양잠과 길쌈까지
성실히 권장을 해서 삶의 질을 높여라
농사는 먹는 것의 근본이 되는 거고
양잠은 입는 것의 근본이 되는 거다
백성들 뽕나무 심게 권장토록 하여라
청백리 이원익이 안주(安州)의 목사 시절
뽕나무 심게 해서 소득을 높여 줬네
“이공의 뽕나무(李公桑)”라고 사람들이 부른다
수령은 농기계와 베틀을 제작하여
편하게 이용해서 소득을 올려 줘라
권농은 목민관들이 힘써야 할 일이다.
농사는 소의 힘을 이용해 짓는 거라
도살을 경계하고 목축을 권장하라
율곡(栗谷)은 평생 소고기 안 먹었다 하누나
다산은 목민관을 이년간 역임해서
수령과 아전들의 생리에 통탈했다
제시한 개선책들은 금과옥조 아닌가
유배지 초당에서 집필한 목민심서
어느덧 이백육 년 지나고 있건마는
다산의 공렴(公廉)사상은 책속에만 있는가
<이상 46수, 다음에 이어서 연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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